[조맹기 논평] ‘부끄러움’은 먼저, 법치는 다음이다.
- 자언련

- 2025년 12월 27일
- 6분 분량
윤리·도덕은 그 사회를 지탱하는 잣대가 된다. 전통사회는 예(禮)가 으뜸으로 간주했다. 예에서 제의(祭儀)는 엄격함을 요구한다. 그 중 수오지심(羞惡之心)은 부끄러운 마음을 엄격하게 교육을 시킨다. 언어의 난맥상도 엄격할 필요가 있게 된다. 영어의 nation(국가, 민족)뿐만 아니라, people(대중, 민중, 국민)등으로 혼란을 야기시킨다. 산업화, 다인종 국가로 변모하는 관점에서 언어도 맞게 쓰야 ‘부끄러움’을 알게 할 수 있다.
3·1 운동은 ‘민족자결주의’(the principle of self determination of peoples)라는 말을 공식적으로 사용케 했다. 그 어원의 장본인이 28대 미국 대통령 윌슨(Thomas Woodrow Wilson, 1913〜1921) 이다. 그는 1918년 파리평화회의에서 ‘피지배 민족이 자유롭고 공평하게 정치적 미래를 결정할 권리’를 주창했다. 더욱이 ‘피지배 민족’을 쓰면 민족주의(民族主義, nationalism )로 표현이 된다.
사실 프린스톤대 교수출신이 민중(people)이란 말을 사용했을 이유가 없다. 그의 민중은 시민(citizen)이다. 시민은 자유·독립 정신을 가진 개인이다. 시민에게는 자유와 책임이 분명하다. 자유는 누리고, 책임을 지지 않으면 그 사람은 염치 없는 사람이 된다. 그렇다면 反국가 행위를 늘 일삼은 자는 시민권(citizenship)를 박탈하면 예전처럼 필단(筆端, 족보에서 제거)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조선일보 박정훈 논설실장(2025.12.27.), 〈'직업이 공동 대표' 박석운, 정권의 완장 차다〉,
“지난주 총리실 산하에 ‘사회 대개혁위원회’란 이름의 조직이 출범했다. 개혁 과제를 제안할 비상설 자문 기구란 설명이 따랐는데, 구성원 면면이 심상치 않았다. 대통령령(令)에 따라 설립된 정부 공식 기구였다. 하지만 위원은 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과 민변·경실련·환경운동연합·시국회의·진보대학생넷·민언련·민교협·민족문제연구소 같은 친여·좌파 단체 출신 일색이었다. 야당이나 보수 쪽 인사는 한 명도 없었다. 아예 참여할지 물어보지도 않았다고 한다.
대개혁위’ 위원엔 사드 반대 시위를 주도한 농민단체 대표, 후쿠시마 오염수 투쟁을 벌인 운동가, 이석기 석방 운동을 한 단체 대표 등이 이름을 올렸다. “미국의 동맹 수탈 종식”을 외친 반미 단체 간부도 있었다. 민간 위원 47명 중 23명이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는 인사였다. 공적(公的) 기구라면 갖춰야 할 최소한의 대표성조차 없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지난 대선 때 이 대통령을 지지한 ‘광장연대’ 소속이란 점이었다. 자기편 인물로 채운 편향적 기구에서 국가 과제를 자문받아 국정에 반영하겠다고 한다. 국민 세금을 이렇게 써도 되나.
그중에서도 기가 막힌 것이 위원장을 맡긴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대표였다. 그가 16년째 이끌고 있는 한국진보연대는 좌파 내에서도 왼쪽에 치우친 NL(민족해방) 계열 단체다. 2007년 광우병 시위를 주도한 핵심이었고, 줄곧 반정부 투쟁의 전면에 서왔다. 이 단체의 극단성은 한미동맹 폐지, 주한미군 철수, 정전협정 폐기, 국정원·기무사 철폐, 이적단체 활동 보장 같은 강령에 나타나 있다. 이런 친북·반미 단체의 대표를 정부 위원회의 장(長)에 앉히면서 ‘균형 인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박 위원장은 좌파 운동권의 ‘사무총장’과도 같은 사람이다. 온갖 시위를 도맡아 주도하며 선봉대 역할을 해왔다. 미선·효순양 사건부터 밀양송전탑·한미FTA·광우병·제주해군기지·세월호·백남기·사드·후쿠시마·이태원·전장연, 트럼프 방한 반대까지, 집회 현장 어디에서도 빠지는 법이 없었다. 그는 ‘직업이 공동 대표’로 불렸다. 사회 운동에 몸을 던진 1980년대 중반 이후, 대표를 맡았던 단체만 해도 족히 100개를 넘겼다...노무현·문재인 정부도 이렇게 이념 과잉인 인물을 데려다 쓸 생각은 차마 못 했을 것이다. 그런데 실용과 ‘먹사니즘’을 내세운 이재명 정부가 금기를 깼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시절이던 2016년 성남의료원의 초대 상임이사로 박 위원장을 영입하면서 인연을 맺은 뒤 유대 관계를 이어왔다. 후쿠시마 오염수 반대 같은 시위 무대에 야당 대표이던 이 대통령과 박 위원장이 나란히 있는 모습이 종종 목격됐다.”
이재명은 아예 중국·북한 공산당 정권을 수용한 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대표에게 완장을 채워준 것이다. 염치가 없는 군상들이 많다. 미디어x 오정환(12.24), 〈"여론 왜곡 막기 위해 ‘온라인 접속국가 표시제’ 필요"〉, “김장겸 의원은 개회사에서 “온라인상의 각종 범죄와 여론조작이 민주주의 공론장의 신뢰를 흔들고 있다”면서 “온라인 접속국가 표시제는 진정한 의미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강조했다. 발제를 맡은 김은영 가톨릭관동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중국 정부의 인지전이 오프라인과 사이버 공간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으며, 동남아에서 온라인 스캠을 저지르는 초국가범죄단체들과 최소한 부분적으로 연계되어 있다는 게 다수 학자들의 지적’이라고 말했다.
윤민우 가천대 경찰안보학과 교수는 “오늘날 SNS가 댓글 공작을 포함한 인지전의 주요한 채널일 뿐 아니라 첩보활동의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강명일 MBC 제3노조 위원장은 “2023년 한국과 중국 아세안게임 축구경기 때 로그인 없이 쓰는 다음포털 댓글의 91%가 중국팀을 응원했다”면서, 중국의 우마오당 등 외국 댓글부대를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접속 지역을 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SUNDAY 정진영 소설가(12.27), 〈뻔뻔함이 ‘뉴노멀’인 시대의 초상〉, “연말은 내게 정산의 계절이다. 이맘때면 습관처럼 한 해 동안 접했던 다양한 콘텐트를 돌아보고 경향을 파악한다. 세상 흐름과 동떨어지지 않으려는 나름의 노력이다. 내 눈에 가장 뚜렷한 경향성을 보인 콘텐트는 드라마였다. 올해는 유독 사이코패스 캐릭터를 다룬 드라마가 많았다. 디즈니플러스 ‘나인 퍼즐’ ‘매스를 든 사냥꾼’ ‘조각도시’ ‘하이퍼나이프’, 넷플릭스 ‘다 이루어질 지니’ ‘자백의 대가’, 티빙 ‘친애하는 X’, 웨이브 ‘단죄’, SBS ‘모범택시 3’ ‘사마귀 : 살인자의 외출’ 등 당장 떠오르는 작품만 헤아려도 두 자릿수다...이 모든 반응이 진영논리에 따른 선택적 분노로 보이는 건 오해일까. 이런 기괴한 풍경은 사회 지도층조차도 무책임하게 키보드를 두드리는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처럼 우리 편이냐 아니냐로 옳고 그름을 가리고 있다는 잘못된 ‘시그널’을 남겼다. 누군가에게 책임을 물을 때 진영논리에 따라 기준이 흔들리고 흐린 눈을 뜨는 시대. 뻔뻔하게 편 가르기는 이 같은 시대의 생존전략일지도 모르겠다. 사이코패스를 다룬 드라마의 범람은 뻔뻔함이 ‘뉴노멀’인 시대의 초상을 앞서 가늠한 징후가 아니었을까. “올해는 인간을 믿기 어려운 해”였다던 챗GPT의 한 줄 정리가 의미심장하게 읽혔다.”
조선일보 변희원 여론독자부 차장(12.27), 〈[에스프레소] 부끄러움 모르는 세상이 오고 있다〉, “평생 부끄러울 짓을 한 번도 안 하고 살면 좋으련만, 오욕칠정을 가진 인간에겐 버거운 삶이다. 그래서 맹자는 본성 4덕인 인·의·예·지 중 의(義)의 단서를 수오지심(羞惡之心), 즉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라 했다. 그 마음은 짐승과 구별되는 사람다움이라고도 했다. 지난 4월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올 초 출간한 자서전 ‘희망’에 따르면 그의 인격 성장을 도운 것도 ‘부끄러움’이었다. “여느 소년과 다를 바 없는 성장 과정을 겪으며 주님으로부터 경험한 가장 큰 선물을 받았는데 그것은 바로 부끄러워할 줄 아는 수치심”이었다는 것이다.
부끄러움은 강하다. 스타 배우도, 교황도 키워낼 힘이 있다. 하지만 제살을 깎아내야 하는 고통도 안겨줄 수 있기 때문에 외면받는다. 부끄러운 짓은 꽁꽁 숨겨야 할 것이 된다. 그걸 찾아내서 들춰내는 게 언론의 역할 중 하나다. 필부의 주먹다짐이나 불륜 같은 류의 부끄러운 짓이 아니라 힘 있고 돈 있는 자, 즉 권력의 부끄러운 짓을 밝혀내는 것이다. 물론 언론 보도로 문제의 당사자가 언제나 부끄러움을 느끼는 건 아니다. 올해만 해도 신문에 연일 부끄러운 짓이 나왔지만, 부끄러움은 당사자가 아닌 독자 몫이었다. 맹자 입장에서 보자면, 인간도 아닌 이들이다.”
동아일보 고도예·여근호·최미송 기자(12.27), 〈특검, 尹 ‘체포 방해’ 등 10년 구형… “직권남용 중대 범죄”〉, 현 헌법체제 하에서 대통령은 독재자(dictator)일 수 없다. 그는 행정수반(executive head)일 뿐이다. 전통사회는 국가가 가족의 확장이지만, 현재 법치국가는 전체주의와 공산국가와는 다르다. 이를 혼돈하면서 염치가 없어진다. “기소 160일만… 8건 중 첫 결심공판. 尹 “계엄해제에도 관저 밀고 들어와”. ‘매관매직 의혹’ 김건희 추가 기소.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이 26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대통령경호처를 동원한 체포영장 집행 방해, 계엄 국무회의에 일부 장관만을 부른 직권남용 혐의와 ‘사후 계엄선포문’ 작성 및 폐기 등 5가지 혐의로 7월 19일 재판에 넘겨진 지 160일 만이다. 윤 전 대통령에게 제기된 형사 사건 8건 가운데 처음으로 1심 변론 절차가 마무리됐다.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백대현)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자기 범행을 은폐하거나 정당화하기 위해 직권을 남용하고 국가기관을 사유화해 중대 범죄를 저질렀다”며 “법질서 수호의 정점에 있어야 할 윤 전 대통령이 반성하기는커녕 불법성을 감추기에 급급”했다고 밝혔다. 10년 구형은 1심 법원이 선고할 수 있는 법정형 상한인 징역 11년 3개월에 가까운 중형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서 계엄 선포의 원인을 거대 야당에 돌리며 경고성 계엄이었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이어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건 없다”며 “계엄을 해제했는데도 막바로 내란몰이를 하면서 관저에 밀고 들어오는 걸 보셨잖느냐”고 했다. 1심 판결은 내년 1월 16일 선고된다.
한편 수사 종료를 이틀 앞둔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은 김건희 여사를 인사 청탁과 함께 고가의 귀금속과 가방 등 2억9000만 원대 금품을 받은 혐의(알선수재·청탁금지법 위반)로 기소했다.”
국회도 공산주의 문화를 흡수하면서 염치가 없어진다. 중국 공산당과 달리, 프롤레타리에 독재가 대한민국 노동현장일 수 없다. 기업 행위는 국민의 재산권, 즉 기본권에 명시되어 있다. 재산권은 보장되어야 한다. 노조도 그 범위 하에서 권리를 주장해야 한다. 동아일보 최혜령 기자(12.27), 〈기업 정리해고 때 합법적 파업 가능〉, “내년 3월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기업이 근로자를 정리해고할 경우 노동조합이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정리해고는 파업 대상이 아니었지만 법 개정으로 고용노동부가 행정해석을 변경해 노조 파업이 가능해진다. 또 원청 사업자가 하청 근로자의 근무시간이나 교대 근무 등을 실질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면 사용자로 인정돼 하청 노조가 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고용노동부는 이 같은 내용의 ‘개정 노동조합법 2조 해석지침안’을 내년 1월 15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26일 밝혔다. 노동쟁의를 규정한 노동조합법 2조 5호 관련 지침에 따르면 기업이 합병 분할 매각 양도 등 경영상 결정을 하는 것은 단체교섭 대상이 아니다. 기업 매각이나 본사 해외 이전 등을 이유로 노조가 파업을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다만 합병, 매각 등 경영상 결정에 따라 근로자의 정리해고나 전환 배치가 예상되는 경우는 파업할 수 있다. 그동안 대법원 판례나 노동부 행정해석은 정리해고를 파업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정리해고도 파업 대상에 포함되면서 현장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행정부, 입법부 그리고 사법부도 예(禮)는 고사하고, 책임질 줄 모른다. 이들은 제도로서 구성요소를 하지, 기족 구성원처럼, 혈연의 민족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시민권으로서 해결하면 쉽게 풀릴 수 있다. 자유와 책임을 엄격하게 하는 것이다. 그게 우리의 헌법정신이다.
더욱 바람직한 것은 자유와 책임의 ‘부끄러움’이 먼저이고, 법치는 다음이다. 서해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 피살사건은 행정부·입법부 그리고 사법부까지 걸쳐있는 사건이고, 국민의 기본권과 같이한다. 대한민국 고위공직자가 함께 저지른 범죄행위이다. 이런 일련의 사건으로 볼 때 좌익이 지배하고 있는 국회도 ‘민의의 전당’과는 거리가 멀다.
조선일보 사설(12.27), 〈'서해 피살 은폐' 1심 무죄, 유족 한과 피눈물 누가 닦아주나〉, ‘서해 공무원 피살 은폐’ 혐의로 기소된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박지원 전 국정원장, 서욱 전 국방부장관 등 관련자 전원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들이 문재인 정권 시절이던 2020년 9월 서해에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가 북한군 총격을 받아 숨진 뒤 시신이 소각된 사실을 은폐하려 하고, 이씨가 자진 월북을 했다고 몰아간 혐의 등으로 기소된 지 3년 만이다. 재판부는 “공소사실을 인정할 충분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했다. 하지만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 사건 핵심은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국방부 등이 이씨의 피살 사실을 은폐하려 했느냐다. 재판부는 이씨 피격 사실을 보고받은 문재인 대통령이 “사실을 확인해 있는 그대로 국민에게 알릴 것”을 지시했다는 점을 들어 은폐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당시 청와대에서 열린 대책 회의 직후 국방부와 국정원이 관련 첩보 및 보고서를 5000건 이상 삭제한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은폐 목적이 아니라면 왜 이렇게 많은 문건을 삭제했겠나. 당시 청와대 비서관들이 “이게 덮을 일이냐”고 반발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그런데도 재판부는 “업무와 무관한 직원들에게 노출·전파되지 않도록 하려는 의도였을 뿐”이라며 은폐는 아니라고 했다.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증거만 취사선택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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