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맹기 논평] 노벨상의 상상력과 현실 세계는 달라.
- 자언련

- 2024년 10월 11일
- 6분 분량
노벨상은 변화무쌍하게 상을 준다.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는 기발난 아이디어를 갖고 노벨상을 수여한다. 인기영합주의임은 틀림이 없다. 한쪽은 데이터에 충실한 AI시대를 다른 쪽에는 AI 논리를 부수는 부문에 상을 준다. 그들의 카리스마적 속성에 장단을 추면 삶의 방향을 잃을 것을 뻔하다.
한강의 문학상 수상과 허사비스 화학상과는 거리가 하늘과 땅 사이다. 물론 가상세계는 가상세계이고 현실은 다른 세상임을 알 필요가 있게 된다. 우선 축하할 일이다. 조선일보 황지윤·최보윤 기자(2024.10.11.), 〈한강, 한국 첫 노벨문학상..."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선 강렬한 시적 산문"〉, “소설가 한강(54)이 한국인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아시아 여성으로 최초 수상이기도 하다. 한국인의 노벨상 수상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평화상 수상에 이어 두 번째다. 10일(현지 시각) 스웨덴 한림원은 “트라우마를 직시하고 인간 삶의 연약한 면을 강력하고 명료한 문체로 표현했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수상 직후 한림원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강은 “너무 놀랍고 영광이다. 아들과 저녁을 먹다가 수상 전화를 받았다. 그냥 평범한 하루를 보내던 중에 수상 소식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나는 한국 문학과 함께 자랐다. 이 뉴스가 한국 문학계에 좋은 소식이길 바란다”고 했다. “이 전화가 끝나면 아들과 차 한잔 마시면서 조용히 오늘 밤을 축하하려고 합니다.” 한림원은 “한강은 자신의 작품에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규칙에 맞서고, 각 작품에서 인간 삶의 연약함을 폭로한다”며 “그녀는 신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의 연결에 대한 독특한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스타일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노벨 문학위원회 위원인 스웨덴 소설가 안나-카린 팜은 한강에 대해 “부드럽고 잔인하며 때로는 약간 초현실적인 강렬한 서정적 산문을 쓴다”고 했다.”
카톡 자유대한(10.11)이 전하는 김규나/소설가 페북 글(24.10.10)]은 노벨상에 퍽 비판적이다. 〈(한강)노벨문학상 수상 의미-노벨 가치의 추락, 문학 위선의 증명, 그리고 역사 왜곡의 정당화〉, 역사소설은 역사소설인데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한다. “역사적 트라우마를 직시하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강렬한 시적 산문을 선보였다” _스웨덴 한림원
“부정적으로 언급하면 부러워서 그러는 거라고 할 테지만, 시대의 승자인 건 분명하나 역사에 자랑스럽게 남을 수상은 아니다. 꼭 동양권에게 주어야 했다면 중국의 옌렌커가 받았어야 했다. 올해 수상자와 옌렌커의 문학은 비교할 수조차 없을 만큼 무게와 질감에서, 그리고 품격과 감동에서 현격한 차이가 난다. 둘을 비교하고도 그녀를 선택한 거라면 한림원 심사 위원들 모두 정치적이거나, 물질적이거나, 혹은 명단 늘어놓고 선풍기 돌렸을 거다.
지난번 문화 리터러시 세미나에 참석하신 분들께는 말씀드렸지만, 수상 작가가 써 갈긴 '역사적 트라우마 직시'를 담았다는 소설들은 죄다 역사 왜곡이다. '소년이 온다'는 오쉿팔이 꽃 같은 중학생 소년과 순수한 광주 시민을 우리나라 군대가 잔혹하게 학살했다는 이야기이다. '작별하지 않는다' 또한 제주 사삼 사건이 순수한 시민을 우리나라 경찰이 학살했다는 썰을 풀어낸 것이다. 같은 작가가 오쉿팔과 사삼을 연달아 써내고, 그래서 음주 운전쟁이 아비가 대똥 당시 책 광고까지 해준 게 우연일까. 한림원이 저런 식의 심사평을 내놓고 찬사했다는 건, 한국의 역사를 뭣도 모른다는 것이고, 그저 출판사 로비에 놀아났다는 의미로밖에는 해석되지 않는다. 그렇게 또 수많은 깨시민 독자들은 와우, 자랑스러워, 하고 그 책에 열광하겠지. 그렇게 거짓 역사는 진짜로 박제되어버리겠지.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 최초라며 축제를 벌일지 모르겠으나, 나는 다만 부끄럽다. 그리고 슬프다. 그래도 10억 상금은 참 많이 부럽네.”
조선일보 사설(10.11), 〈한강 노벨문학상, 한국 문화의 새 역사〉,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개인의 영광을 넘어 문화 강국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 문학 작품을 읽고자 하는 세계 각국 문학 독자들의 주목을 받으며 한국 문학 시장의 규모를 전에 없이 키우고, 한국 문학 국제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 분명하다. 일본과 중국 문학도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세계 시장에 본격적으로 뻗어나갈 수 있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나라들의 선례에서 볼 수 있듯, 우리 문학 작품이 영화와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으로 제작되는 파급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한국 문화에 대한 세계의 관심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뜨겁다.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의 K팝에 열광하고, ‘기생충’ ‘오징어 게임’ 등 한국 영화와 드라마는 아카데미상과 에미상의 주인공이 됐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는 한국인 감독이 만들거나 배우가 출연하고 한국을 배경으로 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한국 문학도 가세하며 한국은 명실상부 대중문화뿐 아니라 문학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돋움하게 됐다. 한반도 역사에 일찍이 없었던 큰 성취가 이어지고 있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거듭 축하한다.”
국내 정치는 한강을 꼭 빼 닮았다. 대통령실은 좌충우돌하고, 시장은 온갖 카르텔과 규제로 질식상태에 있다. 동아일보 사설(10.11), 〈[사설/나라 곳간 위험하다]<1>세수 격감과 투자 부진, 비상등 켜진 한국 경제〉, 문재인 모양 통계조작하는 것인가? “기침체가 길어지고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이 힘들어지면서 나라 곳간이 비어가고 있다. 나라에 들어오는 세금은 줄어드는데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써야 할 돈은 늘어나기만 한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앞장서 재정 악화와 저성장을 부추기고 있다. 본란(本欄)은 위험수위에 이른 한국의 재정 및 경제현실을 점검하고 해법은 무엇인지를 시리즈로 제시하고자 한다. 올 들어 5월 말까지 정부의 국세 수입은 82조126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조83억 원이나 감소했다. 법인세 수입은 4조3441억 원, 부가가치세는 1조8271억 원 줄었다. 세수(稅收) 격감은 불황 장기화로 제대로 세금을 낼 형편이 안 되는 기업이나 개인이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지금 추세라면 올해 연간 세수는 지난해보다 약 20조 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세수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2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국채 발행을 늘려야 할지도 모르는 심각한 상황이다.”
동아일보 박기백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10.11), 〈정부 세수오차 반복, 국회가 크로스체크하라〉, ““한 번 속으면 속인 사람이 나쁜 것이고, 두 번 속으면 속은 사람이 바보이며, 세 번 속으면 공범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를 알려준다. 또한 한두 번은 속은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지만 반복되면 ‘정말 속은 것일까’ 하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어쩌다 한 번 예측이 크게 틀릴 수는 있다. 그러나 연거푸 두 번이나 크게 틀리면 예측에 체계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같은 현상이 세 번 이상 반복되면 예측에 무관심하거나 숨겨진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나라 살림에 사용할 세금 수입(세수)에 대한 정부의 예측이 4년 연속 크게 틀리고 있다. 정부는 올해 세수가 원래 예산보다 약 30조 원이 적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2023년도에는 예측보다 실제 세수가 무려 56조 원 이상 적었다. 반면 2021년과 2022년에는 세수가 예상보다 각각 21.7%, 15.3% 더 들어왔다.”
중앙일보 사설(10.11), 〈하루도 못 가 무너진 대통령실의 부실 해명〉,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 및 영향력을 주장하는 명태균씨에 대한 대통령실의 대응은 관련 의혹을 해소하기엔 매우 부정확할뿐더러 역효과까지 낳고 있다. 대통령실은 명씨가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윤 대통령 당선 과정에서의 자신의 역할을 장황하게 주장하자 지난 7~8일 이틀에 걸쳐 입장을 냈다. 핵심은 크게 두 가지. 명씨를 국민의힘 고위 당직자(이준석 당 대표)와 정치인(박완수 경남지사)이 데려와 두 번 만났고, 경선 이후에는 관계를 끊어 전화나 문자를 주고받지 않았다는 해명이었다. 하지만 불과 하루 만에 주요 사실관계가 무너졌다.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2021년) 명씨와 함께 윤 대통령 부부를 한 차례 만났다”고 했고,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내가 처음 2021년 7월에 윤 대통령을 식당에서 만났을 때 그 부인(김 여사)이랑 명태균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동아일보 정종훈 기자(10.11), 〈정부 ‘집단행동 멈춰야’ 서울대 의대 교수 ‘증원부터 멈춰야’〉, AI 빅데이터 시대에 정부의 난맥상이 드러난다. 시장은 고사시키고, 규제를 난발하는 국회나 별로 다를 바가 없다.
한강 문학의 역동성과 한림원의 기발난 창의성은 좋으나, AI 시대 삶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현실은 소설같은 허구와 역사 왜곡으로 곧 불행이 찾아온다. 한국경제신문 사설(10.10), 〈노벨상서 확인된 인공지능 위력…AI 뒤처지면 미래 없다〉, “올해 노벨 물리학상에 이어 화학상도 인공지능(AI) 연구자들에게 돌아갔다. 3개 노벨 과학상 중 생리의학상을 제외한 2개 상의 주인공이 AI 전문가인 것이다. 순수 학문 연구자에게 주던 노벨상의 중대 변화를 보여주는 동시에 AI가 정보기술(IT)뿐 아니라 현대 과학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을 의미한다. 수상자들의 면면만 봐도 AI는 이미 기초과학 발전에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와 존 홉필드 프린스턴대 교수는 대용량 데이터를 과학에 쉽게 접목할 수 있는 AI 기술의 기초를 닦았다. 화학상 수상자인 데이비드 베이커 미국 워싱턴대 교수 등은 AI를 단백질 연구에 활용해 신약 개발 기간을 앞당긴 공로를 인정받았다. 베이커 교수는 “AI로 원하는 단백질을 마치 기계 설계하듯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시대가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지만 한국의 AI 경쟁력은 선진국에 한참 못 미친다. AI 최강국인 미국을 따라가려면 447년이 걸릴 것이란 비관론까지 나올 정도다. 기술 수준에서 뒤지다 보니 국내 인재는 해외에 빼앗기고 있다. 한국의 AI 인재 유출은 인도와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스탠퍼드대 분석)로 많다. 이 때문에 2027년까지 국내 AI 분야에서 1만2800명이 부족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김성민 논설위원·콘텐츠전략팀 차장(10.11), 〈[만물상] 'AI 킹' 허사비스〉, “허사비스는 지난 10여 년간 급진전한 AI 역사의 한복판에 있었다. 2016년 이세돌 9단과의 바둑 대결에서 승리한 ‘알파고 쇼크’는 그의 존재를 온 세상에 알린 상징적 장면이었다. 2011년 창업한 딥마인드를 2014년 구글에 약 7000억원에 넘겼고, 2020년엔 단백질 구조를 분석해내는 AI인 ‘알파폴드’를 개발했다. 챗GPT를 만든 오픈AI도 딥마인드가 구글에 매각되자 그 반작용으로 설립됐으니 허사비스야말로 체스로 치면 AI 판의 ‘킹’(가장 중요한 말)이었던 셈이다. ▶그는 프로그래머라기보다 뇌신경 과학자에 가깝다. AI 그 자체가 주연이 되는 것이 아니라, 과학과 신성을 이해하기 위한 궁극적인 도구로 사용되길 원하기 때문이다. AI ‘알파폴드’로 생물을 이루는 근본 단위인 단백질 구조를 파악함으로써 생명의 비밀을 규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가 ‘화학’ 부문 노벨상을 받게 된 이유이기도 했다. ▶허사비스가 노벨상을 받자 테크 업계엔 “AI가 모든 것을 휩쓸어가기 전 울린 전주곡”이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지금까지의 AI가 미풍이라면 다가올 AI는 태풍이 될 것이란 얘기다. 허사비스는 “현재 우리는 10년 후 가능할 것으로 여겨지는 것의 겉부분만 긁고 있는 수준”이라며 “어쩌면 과학 발전이라는 새 황금기의 시작 단계에 있는 것일 수 있다”고 했다. 과학의 ‘새로운 황금기’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우리는 이 엄청난 변혁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가. 궁금하고 착잡하다.”
동아일보 장은지 기자(10.11), 〈“AI, 올바른 방식으로 만든다면 궁극의 도구”〉, 한강에게 노벨상을 수여하는 당돌한 한림원이다. 노벨상의 상상력과 현실 세계는 다르다. 한강 소설에 취하면 빅데이터 처리로 가짜뉴스 천국이 된다. 역사를 잃어버리는 민족이 되는 것이다. “올해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인공지능(AI)을 항상 올바른 방식으로 만들 수 있다면 궁극적인 도구가 될 수 있다”며 “단백질 구조 예측 AI ‘알파폴드’가 그 첫 사례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9일(현지 시간) 수상자 발표 이후 노벨위원회 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AI의 잠재력과 위험성을 동시에 언급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런 상황을 반전시키려면 연구 인프라를 개선해야 하나 국내 환경은 거꾸로 가고 있다. AI를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해달라는 산업계 요구는 국회 벽에 가로막혔고 ‘AI 기본법’은 정치적 논쟁에 밀려 2년간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 올 들어 22대 국회에서 새로 발의된 AI 관련 법안은 AI산업 육성보다 AI 부작용을 막으려는 규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대로 가면 2027년까지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정부 목표를 달성하기는커녕 AI 시대의 낙오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승자독식이 그 어느 분야보다 강한 AI에서 한 번 뒤처지면 국가 미래가 송두리째 흔들릴 수 있다. AI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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