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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언론국민연합 칼럼] 침묵이 제도가 될 때, 자유는 사라진다.

요즘 정치의 언어는 빠르게 바뀌고 있다.

내란이라는 무거운 말을 앞세운 특별법이 거론되고, 특별한 재판을 위한 별도의 틀이 상상 속에서 공론의 장을 오간다.

아직 모든 것이 법으로 굳어진 것은 아니라고들 말한다. 그러나 정작 두려운 것은 결과가 아니라 방향이다.


법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먼저 말이 바뀌고, 그 말이 여론이 되고, 여론이 관성이 되면 그때 법은 자연스러운 얼굴로 등장한다.


지금 우리는 그 첫 단계에 서 있다.

특별법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고, 예외라는 말이 일상이 되었으며, 정상은 점점 설명이 필요한 자리가 되었다.


이 모든 변화 앞에서 국민은 조용하다.

지나치게 조용하다. 침묵은 흔히 중립으로 포장된다. 그러나 역사에서 침묵은 한 번도 중립이었던 적이 없다.

침묵은 늘 더 강한 쪽으로 기울었고, 늘 먼저 움직이는 권력의 편이 되었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묻게 된다.

왜 사람들은 말하지 않는가. 피곤하기 때문이다. 먹고살기 바쁘기 때문이다. 괜히 나섰다가 손해 볼까 두렵기 때문이다.

이 이유들은 모두 사실이다. 그러나 역사 역시 사실 하나를 더 보태고 있다. 바로 그 이유들 때문에 ‘항의자’가 태어났다.


프로테스탄트라는 말은 종교 이름이기 이전에 태도의 이름이었다.

그 뜻은 단순하다. 공적으로 항의하는 사람, 침묵을 거부한 사람. 그들이 처음부터 체제를 뒤엎으려 한 것은 아니었다.

그들이 요구한 것은 권력이 아니었다. 다만 한 가지를 거부했다. 양심을 대신 말해주겠다는 주장, 신앙과 생각을 관리하겠다는 발상,


질문을 죄로 만드는 분위기였다.

오늘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정교분리는 종교를 억누르기 위한 말이 아니다. 그것은 국가가 신앙을 이용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장치였다. 종교를 지키기 위해 국가가 물러서겠다는 약속이었다. 그 약속이 뒤집힐 때, 문제는 특정 종교의 문제가 아니다.


그때 흔들리는 것은 자유의 기준이다.

법이 가치의 심판자가 되려 할 때, 국가가 도덕의 최종 해석자가 되려 할 때, 그 사회는 이미 위험한 문턱에 서 있다.

그 문턱을 넘게 하는 힘은 격렬한 반대가 아니라 무기력한 동의, 즉 침묵이다.


모든 국민이 거리로 나설 필요는 없다. 모든 사람이 논객이 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아무도 묻지 않는 사회에서는

권력이 질문을 독점한다.


역사는 늘 소수의 질문으로 방향을 틀었다.

큰 구호가 아니라, 작고 단단한 한마디로 시작되었다.

“이것이 정말 옳은가.” 그 질문을 멈추는 순간, 자유는 설명 대상이 되고, 양심은 허가 대상이 된다.


프로테스탄트는 과거의 종파가 아니다.

그 이름은 지금도 살아 있다. 침묵이 미덕으로 강요될 때, 항의는 다시 태어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분노가 아니다.

차분하지만 단호한 물음이다. 말을 아끼되, 침묵하지 않는 태도다.


자유는 늘 이렇게 사라졌다.

아무도 말하지 않는 사이에.


2026. 1.. 24 자유언론국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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