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자유언론국민연합 칼럼] 불을 두려워하는 집에는 봄이 오지 않는다

2025년 12월 29일
2분 분량

긴 겨울이 끝나갈 즈음 마을 끝 헛간에 불씨 하나가 살아 있었다.

누군가는 그 불이 위험하다고 했고,

누군가는 연기가 난다며 얼굴을 찌푸렸다.

그러나 그 불씨가 있었기에 밤을 넘길 수 있었고,

손을 녹이며 내일을, 나아갈 길을 이야기할 수 있었다.

불은 가끔 불편하다. 더구나 추위와 어둠을 잊은 뒤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불을 두려워하는 집에는 끝내 봄이 오지 않는다.

     

오늘의 보수 정치는 그 집과 닮아있다.

불을 피운 사람을 반기지 않고,

불을 지키던 이는 가장 먼저 밖으로 내보내진다.

싸움의 한가운데서 몸을 던진 이는 “너무 뜨겁다”는 이유로 물러나게 하고, 난롯가에서 온기만 나누던 이는 “안정적이다”는 말로 자리를 차지한다.

     

보수는 사람을 챙기지 않는다.

사람 대신 줄을 챙긴다.

고향이라는 이름의 끈, 동문이라는 고리, 사사로운 인연이라는 매듭이 정치의 방향과 그들의 운명을 가름한다.

그래서 길 위에서 비를 맞던 이는 잊혀지고, 처마 밑에 서 있던 이는 남는다.

     

투쟁은 보수에게 늘 애매한 존재다.

필요할 때는 깃발이 되지만 상처가 생기면 곧바로 짐이 된다.

피 묻은 손은 숨기고 깨끗한 얼굴만 앞에 세운다.

그 결과 보수의 깃발은 늘 바람에 약하다.

천은 새것이지만 매듭이 약하기 때문이다.

     

진보의 풍경은 다르다.

그곳에는 늘 시끄러운 장터가 있다.

말이 넘치고 실수도 많고 때로는 감정이 앞선다.

그러나 그 장터에는 사람이 남는다.

말을 배우고 다투고 다시 돌아오는 사람들이 서툰 채로 자리를 지킨다.

그래서 진보는 늘 어수선하지만 비가 오면 함께 젖는다.

     

반면 보수는 늘 정갈하다.

그러나 그 정갈함은 비를 피한 결과다.

비를 맞은 이는 “과하다” 불리고, 소리를 낸 이는 “부담스럽다” 평가된다.

결국 남는 것은 조용한 그림자뿐이다.

정치는 그림자로는 움직이지 않는다.

     

나무는 겨울을 견디며 잎을 버린다.

그러나 뿌리는 지킨다.

그 뿌리 덕에 봄이 오면 새순이 난다.

보수는 이 질서를 잊었다.

눈에 띄는 잎만 가꾸고 보이지 않는 뿌리는 돌보지 않는다.

그래서 매번 바람 앞에서 흔들린다.

     

사람을 키우지 않는 정치는 시간을 이길 수 없다.

오늘의 편안함은 내일의 공백이 된다.

싸운 이를 품지 못하는 정치는 언젠가 싸울 사람을 잃는다.

그리고 그때는 아무리 깃발을 흔들어도 응답하는 손이 없다.

     

불은 위험하다.

그러나 불이 없으면 집은 차갑고 말은 얼고 길은 이어지지 않는다.

     

이제 보수는 선택해야 한다.

불씨를 꺼뜨릴 것인가 그 불을 감당할 것인가.

사람을 밀어낼 것인가 사람과 함께 뜨거워질 것인가.

     

불을 두려워하는 집에는 결국 봄이 오지 않는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2025. 12. 29 자유언론국민연합

최근 게시물

전체 보기
[조맹기 논평] ‘남로당 게릴라戰’, 끝낼 때가 되었다.

지난 5월 8일 더불어민주당은 헌법개정안을 정족수 미달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또한 ‘李 대통령 100분 회견… ‘말’의 피로감 커지나’라고 한다. ‘남로당 개릴라戰’의 명수들이 동력을 상실한 것이다. 9월 정기국회에 다시 ‘게릴라戰’처럼 새 헌법을 통과시킬 수 있을지 궁금하다. 새 헌법은 국민의 생명·자유·재산 기본권이 거세된 헌법이다. 국가사회주의!

 
 
 
[조맹기 논평] 언제까지 민노총 언론 반복할지...

1987년 ‘민주화’로 6공화국이 탄생했다. 퍽 중국·북한 친화적 체제였다. 그러나 그 체제로 국민들은 한계를 경험하게 된다. 그들이 원하는 평등·평화체제는 허구라는 것이 점점 농도가 짙게 노출된다. 국회 청문회에 나오는 인사들은 그들이 이상으로 하는 프롤레타리아 독재와는 거리가 멀다. 그들은 단지 사적 카르텔을 대변할 뿐이다. 사회를 통합시켜야 할 법원

 
 
 
[조맹기 논평] “‘재판 받겠다’는 말은 쏙 뺐다”, 李 기자회견에 대한 나경원의 말.

서울은 자타가 인정하는 국제도시이다. 그러나 서울에 살아가는 시민은 편치 않다. 일자리는 난망이고, 불평등은 심해지고, 물가는 올라가고 2030세대 고용은 점점 풀기 어려운 과제로 남는다. 뿐만 아니라, 성장은 뒷걸음을 치고 있다.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은 둘째이고, 정치가 퍽 불안하다. 정치인은 커뮤니티 그리고 국가가 위기로 몰릴 소리만 계속한다. 권력

 
 
 

댓글


Get Latest News...

구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5길 42, 종로빌딩 5층

자유언론국민연합 로고 이미지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

우리의 삶을 아름답고 풍요롭게...

Email : 4freepressunion@gmail.com

Phone : 02-733-5678

Fax : 02-733-7171

© 2022~2025 by 자유언론국민연합 - Free Press Union.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