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언론국민연합 긴급성명] 공영방송 제도, 균형 잃으면 공공성도 무너진다.
- 자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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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마련한 「방송 3법 후속조치 관련 시행령 및 규칙 제·개정 실무안」이 공개되었다. 이 안은 공영방송 이사 선임 구조와 편성위원회 구성, 종사자 대표 제도 등을 포함한 중요한 제도 변화로서 향후 공영방송의 운영 구조와 방송 생태계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사안이다.
그러나 공개된 실무안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우리는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종사자 대표’의 범위를 사실상 취재·보도 및 제작·편성 분야 중심으로 규정한 부분은 방송 현장의 실제 구조와 역할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편향된 제도 설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방송은 결코 기자와 PD만으로 이루어지는 조직이 아니다. 방송은 콘텐츠 제작뿐 아니라 경영 운영, 송출 시스템, 기술 인프라, 디지털 플랫폼, 데이터 관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 인력이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완성되는 종합적인 공공 서비스 산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실무안은 종사자의 범위를 취재·보도·제작·편성에 직접 참여하는 자 중심으로 규정함으로써 사실상 기자와 PD 중심의 구조로 제도를 설계하고 있다. 이는 방송 조직의 실제 구성과 역할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협소한 인식이며, 공영방송의 균형 있는 운영 원칙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특히 우려되는 점은 방송경영 분야 종사자와 방송기술 분야 종사자들이 제도적으로 배제될 가능성이다. 방송사는 콘텐츠 제작 조직인 동시에 경영과 기술이 결합된 복합적 공공기관이다. 경영과 재정 운영을 담당하는 인력, 방송 송출과 기술 시스템을 책임지는 기술 인력 역시 공영방송을 구성하는 핵심 구성원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영역의 종사자들이 제도 설계 과정에서 충분히 고려되지 않는다면 이는 방송 조직 전체를 대표하지 못하는 불균형한 구조가 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오늘날 방송 환경은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의 발전 속에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반 영상 제작과 자동 편집 시스템, 데이터 기반 콘텐츠 분석, 디지털 플랫폼 운영 등 방송의 경쟁력은 기술 혁신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AI 시대의 방송 경쟁력은 콘텐츠와 기술의 결합에서 비롯되며, 방송기술인은 더 이상 보조 인력이 아니라 공영방송의 미래 경쟁력을 떠받치는 핵심 축이다.
따라서 방송기술 종사자의 역할과 참여를 제도적으로 충분히 반영하지 않는 제도 설계는 공영방송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일 뿐 아니라, 미래 경쟁력을 스스로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또한 방송 제작에는 기자와 PD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연기자와 작가, 성우 등 다양한 창작 주체들이 방송 콘텐츠를 함께 만들어 가고 있으며, 방송 생태계는 이러한 다양한 참여자들의 협력 속에서 유지되고 발전한다.
그럼에도 특정 직군만을 중심으로 ‘종사자 대표’를 규정하는 것은 방송 조직 전체의 의사를 왜곡할 가능성이 있으며, 공영방송의 민주적 운영 원칙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공영방송은 특정 직군의 조직이 아니라 국민 전체의 공적 자산이다. 따라서 공영방송 제도 역시 특정 직군 중심으로 설계되어서는 안 되며, 방송 조직 전체를 균형 있게 반영하는 구조로 마련되어야 한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종사자의 범위를 취재·보도·제작·편성 직군에 한정하지 말고 방송기술, 방송경영, 제작지원 등 방송 운영 전반을 포괄하도록 확대해야 한다.
둘째, 종사자 대표 구성은 특정 직군 중심이 아니라 방송 조직 전체를 대표할 수 있도록 균형 있는 구조로 재설계되어야 한다.
셋째, AI와 디지털 전환 시대에 방송의 미래 경쟁력을 고려하여 방송기술 종사자의 제도적 참여를 명확히 보장해야 한다.
넷째, 방송 콘텐츠 제작 생태계를 고려하여 연기자와 작가 등 다양한 창작 주체들의 참여 가능성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공영방송 제도는 특정 집단의 이해를 반영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국민 전체의 이익을 위한 공적 제도이다. 따라서 이번 후속조치는 특정 직군 중심의 협소한 시각에서 벗어나 균형과 공정성을 바탕으로 공영방송 전체 구성원을 포괄하는 방향으로 재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공영방송은 특정 직군의 조직이 아니라 국민의 방송이며, 그 제도 또한 특정 집단이 아니라 국민 전체를 향해 설계되어야 한다.
공영방송의 공공성은 균형에서 비롯되며, 균형을 잃는 순간 그 공공성 역시 무너질 수밖에 없다.
균형을 잃은 제도는 결국 공영방송의 공공성을 약화시키고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릴 뿐임을 엄중히 경고한다.
2026년 3월 13일
자유언론국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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