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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언연 칼럼] 자유민주주의는 국회에서 죽고 있다.

국회는 국민 주권의 상징이며, 자유민주주의 체제 하에서 권력 분립과 견제의 중심축을 담당하는 헌법기관이다.

정치적 입장과 정파를 떠나 국회가 반드시 지켜야 할 본령은, 바로 자유민주주의의 정신과 법치주의의 원칙이다. 그러나 최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서 벌어진 회의 장면을 지켜본 국민들은, 그 같은 신념이 점차 껍데기로 전락하고 있다는 우려를 떨치기 어렵다.


여당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범죄자’라고 지적하자, 최민희 위원장은 단호히 발언을 제지했다. 발언권이 박탈되고, 회의 발언의 자유는 그 즉시 차단되었다. 반면, 야당 측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내란수괴’라는 극언을 퍼부었을 때, 위원장은 이를 제지하기는커녕 오히려 웃으며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이에 항의한 여당 의원에게는 되려 “조용히 하라”는 질책이 돌아왔다.


이 장면은 결코 단순한 회의 운영의 편차가 아니다. 이는 국회 운영이 더 이상 절차적 중립성과 형평성을 근간으로 하지 않으며, 법과 상식이 아닌 진영 논리와 이중 잣대에 따라 좌우되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다. 국회라는 공적 공간이, 특정 정당과 특정 인물을 위한 ‘방탄의 전당’으로 전락하고 있는 현실은 국민 주권의 정신에 대한 명백한 도전이다.


공영방송 인사를 둘러싼 최근의 논의에서도 이 같은 왜곡은 반복된다. 김유열 전 EBS 사장에게는 “오래오래 하라”는 노골적 응원이 위원장 입에서 나왔다. 그러나 그 후임으로 지명된 신동호 신임 사장이 발언권을 요청하자, 기다렸다는 듯 즉각 퇴장 명령이 떨어졌다. 공정한 청문과 토론, 합리적 비판과 대안 제시는 사라졌고, 오직 입막음과 편가르기만이 남았다. 이는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다양성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이며,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율성을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이다.


이처럼 특정 정파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자유민주주의의 근본 가치가 훼손되는 국면에 우리는 놓여 있다. 이재명 대표 개인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국회 전반의 운영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은, 입법부가 어느 한 정치인을 보호하기 위한 도구로 전락했음을 보여준다. 이는 국민이 국회에 부여한 신뢰와 권한을 정면으로 배신하는 일이다.

자유민주주의란 무엇인가.


그 핵심은 권력의 분산, 절차적 정당성, 법 앞의 평등, 표현의 자유, 공정한 경쟁에 있다. 민주주의는 단지 다수결의 지배가 아니며, 다수의 힘이라 하더라도 절차와 법의 규율 아래에서만 정당성을 갖는다. 자유민주주의는 약자를 보호하고, 반대 의견도 존중하며, 권력이 권력을 통제하도록 설계된 체제이다. 이러한 정신이 무너지는 순간, 우리는 겉으로만 민주주의인 ‘권위주의의 그림자’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보수는 단지 이념이 아니라, 이 나라를 지탱해온 질서와 책임, 법치의 정신이다. 지금 국회 안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태는 보수만의 위기가 아니다. 그것은 대한민국이라는 체제 자체에 대한 위기이며, 자유민주주의의 토대를 송두리째 흔드는 심각한 균열이다.


국회는 국민의 이름으로 존재한다. 이념이 아니라 헌법의 수호자여야 하고, 특정인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 전체를 위한 봉사자여야 한다. 국회가 본연의 역할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국민은 그 권한을 반드시 회수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절대 정파의 전유물이 아니며, 자유민주주의는 그 어떤 정치인보다 우선되는 가치다.

지금 국회가 서 있는 자리가 권력의 편의가 아닌, 국민의 자유 위에 놓여 있는지를 스스로 자문해야 할 시점이다. 국민은 보고 있다. 그리고 역사는 언제나, 자유를 짓밟은 자에게 책임을 물었다.


2025. 4. 19 자유언론국민연합 공동대표 이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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