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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노조 공감터] 자유시에 뿌려진 한과 눈물..홍범도는 왜 만주에 돌아가지 못했는가?

1921년 9월 자유시참변 2개월 뒤에 나온 간도 지방 11개 단체의 성토문을 보면 그야말로 눈물 없이는 읽을 수 없는 구절들이 연속하여 나온다.


먼저 1921년 3월에 자유시 대한의용군총사령부가 만들어진 과정에 대한 설명이다.


“이는 한국이 일본에 병합된 이래 비분강개한 선비가 일신을 바쳐 조국복흥을 위해 희생이 되려고 조직한 것이며 동서 간도와 러시아 령 연해주를 근거로 동지를 규합하고 군대를 양성하는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가난과 고초를 맛보며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시기가 성숙되지 않은 데다 일본군의 출동으로 다년간 쌓아올린 근거를 빼앗기게 되었고..중과부적의 한을 삼키고 재기를 도모하기 위해 피로한 몸을 이끌고 후방으로 퇴각하였다.” 라고 자유시로 퇴각하게 된 계기를 설명하였다.


또한 “원래 호주머니(낭중)에 여유가 없고 주변 인연이 끊기었는데 험준한 산길은 인적도 없는 곳이라 연일 행군에 한 바가지 물을 얻지 못하였고 굶주림을 견뎌내어도 한 조각의 식물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 풀뿌리와 나무 열매를 먹으면서 굶주림을 참았고, 탁류를 떠서 갈증을 달래면서 겨우 연명하여 부활의 땅으로 나오려 한 것이므로 그들은 큰 한숨을 참을 길이 없었다.” 라면서 당시 행군의 어려움을 설명하였다.


“그러나 큰 뜻을 품은 그들에게는 일시적 고난을 맞아도 위축될 바 아니며 도리어 용기가 고무된 것은 물론 육체의 피로는 더욱 정신을 갈고닦아 더욱 위대하게 만드는 법, 미래의 큰 성공을 향해 용왕매진하여 반드시 현재의 대동단결을 하지 않으면 불가하다는 것을 통절히 깨달은 그들이었으므로 의사소통하고 성의를 내어 다같이 단결의 결실을 얻은 것이 ‘대한의용군총사령부’이다” 라며 대한의용군은 고난 속에 동지가 된 사람들의 혈맹임을 말하였다.


“이에 참가한 자는 러시아 영토에 있어서는 사할린 군대, 청룡군대, 이만리대, 중국령에 있어서는 광복단, 군정서, 의군부, 도독부, 혈성대이며 대동단결의 결과 선정된 참모부원은 홍범도, 안무, 서일, 조옥, 이청천, 이용, 채영, 최진동, 오하묵 등 15명이고 실제 병사는 3천여명이다” 라고 그 조직과 구성을 설명하였다.


그런데 “원래부터 러시아 령에 거주해온 한인 자치기구인 한족회를 ‘전 대한민국의회’로 개칭하고 한국민족을 통치한다고 공포해놓고 실제로는 주민들에게 가렴주구를 해온 문창범, 김하석, 원세훈 등이 군자금에서 수만원을 착복하고 활자구입이라 칭하고 부호 김원서로부터 사취한 금전으로 그의 일파인 원세훈등을 상해나 북경으로 파견한 일이 폭로되어 의용군과 공중의 격렬한 분노를 샀다”고 내부 갈등의 발발 원인을 설명하였다.


이들 문창범, 김하석, 원세훈은 한인 군대를 러시아 군의 일부로 편입시켜준다는 조건으로 이르쿠츠크 동양비서부장 스마츠의 휘하로 들어가 고려혁명군정의회를 조직하고 그 의원으로 오하묵, 김하석, 최고려, 류동열과 러시아인 1명을 임명하였는데 그 의도는 대한의용군을 그 수중에서 농락하려고 갖은 수단을 쓴 것이라 성토하였다.


대한의용군이 그들의 말을 듣지 않자 이들은 대한의용군을 “민족적 관념에 집착한 반혁명의 군이라 칭하고 거기다 일본의 밀정이라고 말하며 전리품으로 얻은 일본군의 견장 시계를 휴대하고 있는 것이 그 증거라고 무고하였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유시 참변으로 인한 사상자를 6백명이라 밝혔다. “자유시의 원두(原頭)에서 참담한 최후를 마친 자는 가련한 우리 동포 6백여명인데 그중 적탄에 쓰러진 자가 72명, 익사자(溺死者)가 37명, 기병(騎兵)의 추격을 받아 산중에서 힘이 다하여 사망한 자 200여명, 행방불명이 된 자 250여명, 기타 포로가 된 자 917명이다.”


국방평론가 배인선씨에 따르면 인민혁명군 측이 대한의용군 1500명 중에서 진압에 맞선 병력은 1천명으로 추산했고 고려혁명군정의회측이 발표한 ‘선포문’은 익사자를 제외함으로써 전체 사망자 수를 축소하려 하였고, 주동자 75명 외에는 모두 방면하였다고 하였으나 428명이 강제노동 형을 선고받아 아무르주의 삼림 지대인 ‘우수문’이라는 곳에서 ‘죄수 부대’로 편성되어 벌목 작업에 투입되고 있던 사실을 은폐하였다고 한다.


아무튼 11개단체의 성토문에 따르면 당시 러시아군은 하늘에 공포탄만을 쏘았는데 오하묵의 고려혁명군은 동족의 가슴을 겨냥해 조준사격을 하였다고 한다. “로군은 당초 단지 위혁적으로 고의로 상공을 향하여 발포하였으나 오하묵의군은 조준을 정하고 사격한 결과 로군측에 있어서는 로국 중대장 1명이 살상한데 불과하였다” 라고 적고 있다.


이 성토문에 홍범도 장군의 이야기는 나오지 않으나 이들이 '배덕비도'라고 비난한 인물들은 “문창범, 김철훈, 김하석, 오하묵, 원세훈, 이정, 이병휘, 조훈, 남만춘, 최고려, 오전형, 김응섭, 류동열, 서초, 안병찬, 장건상, 최의수, 김기룡”인데 이들은 추후 테러의 대상이 된다.


이들 가운데 범죄행위에 가담했다고 인정된 428명에 대한 재판이 열렸는데 재판위원장 채동순, 재판위원 홍범도와 박승만은 위 명단에 없는 인물들이었다.


성토문에 서명한 13명이 하얼빈에서 결사대를 만들어 이르쿠츠크파 지도자들 암살에 나섰는데 1921년 12월에 안병찬, 원세훈, 김만겸과 이성을 공격하였는데 이성(이재복)이 계영화가 쏜 권총에 다리를 맞았으나 목숨만을 건졌다고 한다. (국방평론가 배인선 『자유시사변의 참사, 가해자 ‘이르쿠츠크파’』)


사할린 의용대 출신 김창수와 김오남은 1923년 8월 하바로프스크에서 홍범도를 불시에 공격하였는데 홍범도는 이들을 레닌으로부터 하사 받은 권총으로 사살한다. 살인죄로 감옥에 갇혔던 홍범도는 레닌과 칼리닌 등의 증명서를 얻어 석방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자유시참변은 러시아 내에서 러시아군이 아니라 대한민국 동포를 지키는 독립군으로 남고자 하는 지사들을 참살한 역사적인 사건이다. 이후로 대한민국의 독립운동가들은 소련군도 러시아 민족을 위한 군대라고 인식하게 되었으며 국가를 부인하는 무정부주의자들과 함께 만주에서 진정한 독립군을 만들고 공산주의자에 대항하여 테러 활동을 벌이게 된다.


홍범도는 밥 먹을 때도 레닌이 하사한 권총을 몸에 지니고 다니면서 항상 휴대하였다고 하며 이는 자신을 노리는 동족들의 테러를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홍범도가 만주 벌판으로 돌아올 수 없었던 이유는 자명하다. 그곳의 동지들을 배신했기 때문이다.


2023. 9. 4.

MBC노동조합 (제3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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