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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퇴직선배들의 苦言] "최악의 위기, KBS는 새롭게 거듭나야 합니다."

"뉴스를 안보면 세상을 알 수 없고, 보면 세상을 잘못 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의 미디어환경을 콕 집어 표현한 것 같아 자괴감이 듭니다. 더구나 이 말을 한국인의 중심채널이라는 KBS에 비추어보면 더 큰 부끄러움과 함께 분노마저 듭니다.


회사를 떠났어도 언제나 국민에게 사랑받는 KBS를 바라는 저희 퇴직자들이 이렇게 현재의 KBS상황에 대한 의견을 공개적으로 표명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언론인에게 가장 영예스러운 퓰리처상을 두 번씩이나 수상한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언론인 월터 리프만은 당시 미국언론의 현실을 이렇게 지적한 바 있습니다.


‘미국언론이 제공하는 뉴스는 진실(truth)이 아닌 신념(belief)에, 사실(fact)이 아닌 독선(dogma)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다’ (Liberty and the News, 1920년 저서)


위 지적을 현재의 KBS뉴스에 똑같이 적용해도 결코 과장은 아닐 것입니다.


지난해의 검언유착 오보사건, 최근의 민노총 전현직 간부들의 간첩행위 보도 누락 등을 보면 사실을 외면하고 자신들의 신념과 독선에 의해 뉴스가 왜곡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불러온 이러한 사건들을 기본적인 사실확인 없이 또는 고의로 외면함으로써 KBS의 신뢰도는 전례 없이 추락하고 있습니다.


기자출신이면서 지금은 대작가인 김훈작가는 사실(fact)을 확인하는 작업을 ‘존엄함’으로 표현한 바 있습니다. 저널리스트에게 생명과도 같은 이 일이 허투루 취급되거나 아예 무시되고, 심지어 왜곡된다면 스스로의 존재이유를 부정하는 셈 입니다.


그런데 더 기막힌 일들이 퇴직자들에게까지 들려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정확히 인식하고 재발방지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경영진과 간부들이 이를 항의하는 후배기자들(정철웅기자, 이영풍기자)을 오히려 겁박하고 위협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저희 퇴직자들은 귀를 의심했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내외부 투쟁을 통해 사내 민주화와 제작보도의 자율성을 지켜왔던 제작현장이 하루아침에 무너지고 선후배간의 최소한의 신뢰관계마저 뿌리 채 짖밟히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운 심정으로 목도하고 있습니다.


작금의 KBS경영의 문제는 또 어떻습니까?


광고수지는 해마다 급감하고 있고 재정은 적자가 점점 불어나며 악화일로 상태입니다.


한편으론 수신료 분리징수라는 미증유의 더 큰 위기가 바로 눈앞에 닥쳐오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경영진의 대책과 책임있는 자세는 보이질 않습니다.


지난 4.13일 수신료 분리징수에 관한 기자회견에서 보여준 회사의 미온적 대처는 이 사안을 대하는 현 경영진의 태도를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마땅히 사장이 직위를 걸고 나서서 막아내야 할 회사의 운명이 걸린 중대사를 간부 몇이 기자들과 한가한 Q&A 문답으로 끝내버렸지요. 개탄스러움을 넘어 그저 헛웃음만 나옵니다.


KBS를 떠나있어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다소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보도를 통해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현재의 KBS는 전례없는 총체적 난국상황 이며, 이에 경영진이 진즉 책임을 졌어야할 중차대한 사안임에는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러한 KBS의 총체적 위기상항을 바라보며 저희 퇴직자들이 더 이상 침묵만할 수는 없어 현 경영진과 구성원들에게 몇 가지 당부하고자 합니다.


첫째는 KBS는 전 국민에게 똑같이 2,500원의 수신료를 받는 유일한 공영방송사로서 그 영향력과 책임은 무한하다는 사실입니다.


아무리 방송환경이 변하고 있고, 실제로 KBS의 위상이 과거에 비할 수 없이 축소되었다고 할지라도 KBS에 기대하는 국민들의 시선은 변함이 없습니다.


KBS가 달라지면 방송전체의 생태계가 바뀔 수 있으며 KBS는 이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유일한 방송사입니다. KBS의 모든 구성원들은 공영방송사에게 부여된 공적 책무를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둘째는 현 경영진의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합니다.


지난 양승동사장체제에서 부터 현 김의철사장에 이르기까지 능력과 무관한 편향된 인사와 시대착오적 정책으로 방송의 공정성과 중립성이 심하게 훼손된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국가의 주요 아젠다와 사회적 이슈에 대해 주도적인 공론장 역할을 수행할 자세와 능력이 상실된 지 오래되었습니다. 대표적인 공영방송사로서의 공적 역할을 타 미디어에 빼앗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또한 바로 눈앞에 닥쳐있는 수신료정책과 경영상의 위기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는 절체절명의 해결과제입니다. 공영방송사의 존립근거를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위기입니다. 만의 하나 이러한 과제들을 해결할 능력도 의지도 없고, 문제의 심각성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면 해법의 칼날은 외부에서 들어올 것입니다. 결국, 우려하던 수신료분리징수라는 최악의 상황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국가기간방송사로서의 공영성과 공적 책무에 큰 구멍이 났는데도 이를 바로잡지 못하고, 또한수신료분리정책에 대해 지난 3개월 동안 두 손 놓고 있었던 현 경영진의 안이한 자세가 자초한 결과입니다. 이 이 사태를 극복하지 못하면 현 사장은 KBS역사상 가장 무능했던 사장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셋째는 전 구성원들이 스스로 KBS의 개혁에 나서야합니다.


위기가 있을 때마다 KBS구성원들은 정의롭고 지혜로운 길을 찾았고 행동에 옮겼습니다.


지금은 과거 그 어느 때보다 상황이 위중하며 따라서 처방과 개혁도 시급합니다.


한국인의 중심채널이 어느덧 변방채널로, 더 나아가 진영논리가 지배하는 이념채널로 전락하는 파국은 막아내야 합니다. 공영방송 KBS에게 부여된 방송의 공정성과 공적책무는 우리의 존재이유이고 사명입니다.


국민에게 위임받은 이 역할과 책무를 다할 때까지, 더 나아가 공영방송 종사자로서의 자긍심과 보람을 되찾을 수 있는 그 날이 올 때까지 모든 구성원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야하지 않을까요?


최악의 위기를 맞은 KBS는 새롭게 다시 태어나야합니다!


저희 퇴직선배들도 마음으로나마 그 일에 여러분과 끝까지 함께 할 것입니다.


2023. 6. 7

KBS 퇴직선배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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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개


dovejtk
2023년 6월 07일

편파방송으로 국민을 우롱하는 KBS는 공영방송에서 퇴출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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