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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국제부 한재호 입장문] KBS 환골탈태의 출발은 김의철ㆍ남영진의 즉각적인 해임이다.

2018년 4월 9일 본관 민주광장. 불법적인 집단행동으로 고대영 사장을 내쫒고 그들만의 세상을 구축한 본부노조 조합원들은 거대한 승리감에 도취돼 있었다. 양승동씨의 사장 취임식 장면이다. 양 씨는 취임사에서 "KBS의 주권은 시민과 시청자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시민과 시청자로부터 나온다”는 다짐과 약속을 한다. 공허한 메아리였다. 점령군이라도 된 듯 KBS를 접수한 그들의 자축연은 나에겐 공포 그 자체였다. 파업기간 방송현장을 지키던 동료들을 지속적으로 위협하던 사람들이었기에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를 두려움이었다.


우려는 곧 현실이 된다. 그들이 외쳤던 정의는 공포와 야만으로 치환돼 무자비한 적폐 청산으로 나타났다. 진미위라는 인민재판식 기구를 만들어 공식 문서가 아닌 휴대전화 문자 하나로 소환을 통보했고, 불응하는 직원에겐 징계하겠다며 협박했다. 실제로 출석 통보를 받은 기자들의 상당수가 크고 작은 징계를 받았다.


인사참사는 예고된 수순이었다. 온갖 수모와 조롱를 감수하면서도 방송을 멈추게 할 수 없다는 파업 불참 사원들을 보직에서 사실상 배제했다. 일부에겐 해임과 정직 등 중징계로 극도의 압박을 가하는 등 지난 5년여 동안 차디찬 얼음판으로 내몰았다.해고는 살인이라던 사람들이 최근엔 공정방송을 외친 이영풍 기자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반면 그들만의 인사 잔치는 화려했다. 사원들 사이엔 보직 3관왕이니, 5관왕이니 하는 자조와 비난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불공정 편파방송은 또 어떤가. 애시당초 공정방송의 의지가 있었는지 의심스럽다. 정파적, 편파적 의지로 충만한 사람들을 프로그램 진행자로 기용해 공영방송의 명예을 훼손하고 그 가치를 도륙했다. 그러면서 그들 진영만의 철옹성을 충실히 쌓아갔다. 결과는 수신료 분리징수라는 파멸과 나락이었다.


난 이제야 적는다. 지난 5년 동안 아무 저항도 하지 않았다. 그냥 머물다가 퇴직금 받고 나가면 된다는 생각, 부끄럽다. 일찍이 알아봤어야 했다. 2018년 1월 8일 고대영 사장 퇴임날 오후, 본관 6층 임원실 앞에서 석별의 표시로 고 사장과 단체 사진을 찍었다. 그 사진들이 금새 퍼져 본부노조원 사이에선 조롱과 비난의 먹잇감이 되고 있었다. 인간적인 비애가 느껴졌지만 내 행동에 결함이 없었기에 담대히 지나갔다.


KBS는 공정방송의 의지와 능력을 갖춘 사원들, 정신 똑바로 박힌 사원들이 환골탈태해 나가야 한다. 깊이갈이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국민의 공복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래야 한가닥이라도 살 길이 열릴 수 있다.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의 편이 될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 그래야 국민들도 다시금 KBS편으로 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 때까지는 고통스러울 것이다. 월급을 한푼도 못 받는 한이 있더라도 다 꺼져가는 KBS의 불길을 반드시 살려내야 한다. 동참할 의지가 없는 사원은 더 이상 공영방송 KBS의 구성원이 될 자격이 없다. 이 모든 과정의 출발은 KBS를 파멸의 구렁텅이로 몰아간 김의철 사장과 남영진 이사장의 즉각적인 해임이다. 한 시도 지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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