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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언론국민연합 성명] 주인 없는 방송, 시녀가 된다.

“방송법 처리는 시간문제입니다.”

정치권 안팎에서 공공연히 오가고 있는 말이다. 오늘 오후 4시경, 국회 본회의장의 필리버스터가 종료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절차는 거의 정해져 있다. 바로 여당에 의해 단독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그것은 단지 하나의 법안 처리를 넘어, 독재로 가는 새 길을 만드는 것이다. 형식은 의회주의지만, 내용은 권력 독점의 구조다. 국민의 눈을 피해 다수결로 포장된 일방통행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미 법사위를 통과하며 기울어진 운동장은 완성되었고, 오늘 본회의를 넘는 것 역시 시간문제다. 문제는 속도가 아니라, 그 법이 향하고 있는 방향이다. 누가 방송을 움직이는가. 누구를 위해 방송은 존재하는가. 이 질문 앞에 우리는 멈춰야 한다.


정권이 방송을 마음대로 쥐락펴락하던 시절이 있었다. 방송사 앞에는 경찰 병력이 주둔했고, 뉴스 편성표는 청와대 회의실 책상에서 짜여졌다. 당시의 권력은 '국민'보다 '정권'을 먼저 생각했고, 그 방송은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했다. 언론이 권력의 시녀가 되었던 시간이었다. 지금 추진되고 있는 방송법 개정안은, 그 시절을 다시 불러오고 있다. 이름만 다르고 얼굴만 바뀌었을 뿐, ‘정권의 시녀’라는 본질은 다르지 않다.


이해당사자가 배제된 공영방송 지배구조, 그리고 시청자·국민을 철저히 무시한 채 특정노조와 특정세력에게 이사 추천권을 몰아주는 개정안은, ‘독립된 언론’이라는 민주주의의 심장을 정면으로 겨눈 칼이다. 국민의 대표성이 실종된 거버넌스 구조는 ‘시민의 방송’을 무력화시킨다. 소수가 좌지우지하는 방송, 그 방송은 이미 공영방송이 아니다. 그것은 특정집단의 선전도구일 뿐이다.


“나는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방송법이든 뭐든 나와 상관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역사는 언제나, 무관심한 다수의 방치 속에서 자유가 사라졌음을 증명한다. 한 번 무너진 언론의 독립은, 돌이킬 수 없는 권력의 탐욕으로 이어진다. 침묵과 외면은 공범이 된다. 이해당사자가 없고, 주인이 없는 방송은 반드시 정권의 도구가 된다. 그 방송은 진실을 말하지 않고, 권력을 두둔하며, 국민을 속일 것이다.


방송은 민주주의의 보루다. 언론의 자유가 사라진 곳에서 자유로운 국민은 존재할 수 없다. 언론을 장악한 권력은 시민의 생각까지 길들인다. 편향된 정보, 왜곡된 프레임 속에서 국민은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잃고, 결국 권력의 시청자가 되어버린다.


지금, 대한민국의 언론의 자유는 위기 앞에 서 있다. 방송법 개정안은 언론의 자유를 특정세력에게 넘기는 법이다. 국민의 권리를 지키는 투표권처럼, 방송의 독립도 지켜야 할 자유의 영역이다. 정권이 바뀌면 방송도 바뀌는 나라, 그 나라는 진실이 사라지는 나라다.


우리는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정권의 방송’과 ‘국민의 방송’ 사이에서. 공영방송의 주인은 누구인가? 대통령도 아니고, 국회의원도 아니다. 언론노조도 아니고, 특정 시민단체도 아니다. 공영방송의 진정한 주인은 ‘시민’이다. 공영방송은 정권의 것도, 야당의 것도 아닌, 국민의 것이다.


우리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싸울 것이다. 싸워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이고, 언론의 자유를 지키는 길이다. 오늘은 방송이지만, 내일은 당신의 말할 권리, 표현할 권리, 그리고 생각할 권리가 위협받을 수 있다.


방송법은 지금 이 순간, 당신과 무관하지 않다.

방치하면 침탈당할 것이다.

당신의 침묵은, 언론의 자유를 무덤으로 보낼 마지막 삽이 될지도 모른다.


2025년 8월 5일

자유언론국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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