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언론국민연합 성명] "자막은 말보다 무겁다" – 공영방송의 붕괴 앞에서 우리는 분노한다!
- 자언련

- 5월 20일
- 2분 분량
5월 16일 저녁, MBC 뉴스데스크의 한 자막이 대한민국의 저녁을 무겁게 가라앉혔다.
“이재명 후보”를 “이재명 대통령”이라 표기한 자막 한 줄. 아직 한 표도 던지지 않았고, 유세는 진행 중이며, 후보들은 검증의 도마 위에 올라 있다. 그럼에도 공영방송은 한 사람을 ‘이미’ 대통령으로 선언했다. 마치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는 곳이 자신들이라는 듯, 오만하고 조급한 자막이었다.
우리는 그 한 줄의 글자가 단순한 실수가 아님을 안다. 글자는 손에서 나오지만, 그 손은 머리의 명령을 따르며, 머리는 결국 마음을 비춘다. 그렇다면 그 마음은 누구를 향하고 있었는가. 편집 데스크를 거치고, 송출 화면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눈과 손을 거쳐야 하는 뉴스의 자막이, 어찌 단 하나의 실수로 설명될 수 있는가.
여홍규 앵커는 다음 날 사과했다. “입력 실수”라 했다. 보도국장은 “민감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어설픈 수습에 분노한다. 민주주의를 가볍게 여기는 방송의 무의식이, 자막이라는 형태로 튀어나온 것이다. 그리하여 이 사건은 ‘사고’가 아니라 ‘징후’다. 반복되는 편향과 유사한 실수들, 그리고 그 너머에 깃든 불순한 의도들. 이는 더 이상 우연이 아니다.
율곡 이이는 40대의 젊은 나이에 벼슬을 마다하고 홀연히 내려와 ‘신독(愼獨)’을 말하였다. 사람은 혼자 있을 때 가장 조심해야 한다고. 이는 권력과 언론이 지녀야 할 기본 덕목이다. 감시가 없을 때, 견제받지 않을 때, 스스로를 절제하고 올바르게 행동하는 힘. 그것이 진정한 공공의 자세다.그러나 지금의 MBC는, 그 조심성마저 잃어버린 채 편향의 강물 속으로 기꺼이 자신을 던지고 있다.
과거에도 그랬다. MBC는 '광우병 선동 보도'로 수많은 국민을 거리로 내몰았고, 아직도 ‘딱 보면 100만명’이라는 왜곡된 상징이 잊히지 않는다. 이 정권 저 정권을 막론하고 정파적 이익에 휘둘리는 언론은, 결국 스스로를 망치고 만다. 이번 자막사건은 그 파괴적 전통의 연장선일 뿐이다.
우리는 단호히 말한다.방송은 말보다 무겁다. 자막은 침묵보다 선명한 선언이다.
그럼에도 MBC는 자막 한 줄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미리 결정지으려 했다. 언론이 국민보다 앞서고, 진실보다 서두르며, 공정보다 의도를 앞세우는 순간, 우리는 언론이 아니라 정치 선전소를 보게 된다. 이것이 어찌 단순한 착오인가?
충무공 이순신 장군은 칠천량의 절망 끝에서조차 "신에게 아직 열두 척의 배가 있다"고 했다. 나라가 무너져도 정신은 살아야 한다는 그의 그 말, 그 절개는 오늘의 언론에 더 절박한 외침으로 다가온다. 언론의 정신은 바로 공정과 절제다. 그 하나를 잃는 순간, 백 척의 방송국이 있어도 의미는 사라진다.
공영방송은 누구의 소유도 아니며, 어느 정당의 통로도 아니다. 그것은 국민의 신뢰로 세워진 탑이며, 공공의 감시로 유지되는 언덕이다. 그 언덕에서 누군가의 깃발을 먼저 꽂은 자, 그는 국민을 배신한 자이며, 헌법이 보장한 언론의 자유를 자해한 자다.
이제 우리는 요구한다.
1. 이 자막 사고의 전말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그 결과를 공개하라
2.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의 정비, 특히 선거보도의 편집 매뉴얼 및 외부 감시제도를 도입하라
3. MBC 내부의 공정성 준수를 위한 교육과, 지속적인 인사 및 보도 윤리를 검증하라.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언론 위에 세워진다. 그 언론이 흔들릴 때, 국민은 분노해야 하며, 침묵은 방조가 된다. 더 이상 이 땅의 방송이 정치의 대리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자막 한 줄에 담긴 그들의 욕망을 잊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끝까지 묻고 따질 것이다.
“진실은 반드시 그 무덤에서 일어나, 조작된 허위 위에 서게 된다.”그 날이 올 때까지, 우리는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25년 5월 20일
자유언론국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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