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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인실장 칼럼] 광복회장이 기억해야 할 진실과 역사적 사실들.

 지난해 광복회장에 취임하면서 취임사에서 ‘대한민국의 원년(元年)은 1919년’이라고 주장한 이종찬 광복회장은 독립기념관장 임명 철회를 요구하면서 지난 광복절 기념식에도 불참했다. 그뿐 아니라 일부 독립운동 단체 및 야6당 인사들과 함께 ‘백범김구기념관’에서 별도로 광복절 기념행사를 가졌고, 이 자리에서는 “윤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정치적 발언까지 나왔다.

 1919년은 3‧1 운동이 일어나고 ‘상해(上海)임시정부’가 선포된 해이다. 그렇다고 1919년을 ‘대한민국의 원년’이라 할 수 있을까? ‘상해임시정부’가 1910년 한일합방 이후 설립된 수많은 독립운동단체들을 통합해 발족한 ‘임시정부’라 하더라도 이를 ‘대한민국 건국’이라 주장할 수는 없다.


 국가의 성립 요건과 ‘건국일’ 논란


 국가 명칭만 있다고 국가가 되는 건 아니다. 국제사회에서 국가로 인정 받기 위해서는 영토·국민·정부·주권을 갖춰야 한다. 국가 성립 요건에 대한 기준으로 인용되는 ‘몬테비데오 협약’(1933.12.26 체결) 제1조에 국가는 ‘상주 인구, 명확한 영토, 정부, 타국과의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1919년의 ‘대한민국임시정부’는 이들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대한민국임시정부’는 1941년 향후 독립운동과 건국 과정에서 임시정부가 실천해야 할 정책인 ‘건국강령’을 발표하면서 “임시정부의 활동은 건국기(建國期) 이전의 나라를 되찾는 복국기(復國期) 활동”이라고 규정했고, 1945년 9월 3일 임시정부의 김구 주석도 “우리가 처한 현 단계는 건국강령에 명시한 바와 같이 건국의 시기로 들어가려 하는 과도적 단계이다. 다시 말하면 복국(復國)의 임무를 아직 완전히 끝내지 못하고 건국의 초기가 개시되려는 단계이다.”라고 천명했다.

 당시 임시정부 요인 누구도 ‘대한민국 건국’을 주장하지 않았고, 현재까지 역대정부의 문재인 전 대통령 외의 모든 대통령들도 1948년 8월 15일을 ‘대한민국 건국일’로 인정해왔다. 이승만 대통령은 1958년 8월 15일을 건국10주년으로 기념했고, 박정희 대통령은 1968년 8월 15일 건국20주년 행사를 치렀고, 김대중 대통령은 1998년 3·1절 기념식에서 1948년 8월 15일을 ‘제1의 건국’이라고 표현하고 이어서 ‘건국 50주년’ 기념행사들을 열었다.

 ‘건국일’ 논란은 2015년 11월 9일 문 전 대통령의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이 건국되었다는 주장은 우리 헌법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반(反)헌법적이고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정통성을 부정하는 반(反)국가적 주장이며 북한을 이롭게 하는 이적행위이다.”라는 생뚱맞은 발언에서 비롯됐다.


 광복회장이 기억해야 할 진실


 독립유공자는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로 구분되며, ‘순국선열’ 중 무력적 거사를 벌인 분들을 의사(義士), 맨몸으로 항거하다 순국하거나 자결한 분들을 열사(烈士)라고 칭한다. 지사(志士)는 굳은 의지로 나라와 민족을 위해 몸바쳐 일한 애국인사들을 통칭한다.

 ‘독립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제4조1항에서 규정하는 ‘순국선열’이란 “국내외에서 일제의 국권침탈을 반대하거나 독립운동을 위하여 일제에 항거하다가 그 반대나 항거로 인하여 순국한 자로서, 그 공로로 건국훈장·건국포장 또는 대통령 표창을 받은 자”를 말한다. 1960년 보사부는 독립운동 중 ‘전사(戰死), 형사(刑死), 피살(被殺), 절사(節死), 옥사(獄死), 옥병사(獄病死)’한 인사를 ‘순국선열’로 규정한 바 있다.

 같은 법 제4조2항에서 규정하는 ‘애국지사’란 “국내외에서 일제의 국권침탈을 반대하거나 독립운동을 위하여 일제에 항거한 사실이 있는 자로서, 그 공로로 건국훈장·건국포장 또는 대통령 표창을 받은 자”를 말하며 독립운동 후 생환한 인사들이 이에 해당된다.

 ‘순국선열’의 평균사망연도는 1919년이고, ‘애국지사’의 평균사망연도는 1952년이다. ‘독립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의 취지에 따르면 순국한 ‘순국선열’이 ‘애국지사’보다 우위의 예우를 받아야 마땅하지만 현실은 그 반대이다. 이미 순국한 ‘순국선열’은 대(代)가 끊기거나 남은 후손들의 목소리가 작은 상황에서 독립운동 후 생환한 ‘애국지사’들이 1965년 광복회를 결성해 지난 60년 동안 정권의 혜택을 거의 독식해왔다.


 광복회장이 기억해야 할 역사적 사실들


 광복회장은 2011년 박유철 회장(19/20대) 취임 이래 독립운동가가 아니라 독립운동가 후손이 맡고 있다. 이종찬 회장이 불을 지핀 ‘건국일’ 논란과는 별개로 광복회와 광복회장이 기억해야 할 중요 사실들이 있다. 우선, 광복회가 독립운동계를 대표하고 순국선열·애국지사기금의 97%를 독식할 자격이 있는지, 그리고 순국선열 후손들 지원을 위해 과거 정부에서 조성한 자금의 93%를 생환한 애국지사 후손들이 차지할 권리가 있는지를 묻고 싶다.

 정부의 지원이나 혜택은 순국한 ‘순국선열’의 후손을 우선으로 해야 마땅하다. 이들 순국선열 후손들의 단체가 ‘순국선열유족회’이다. ‘순국선열유족회’는 1939년 상해임시정부 시절에 발족되어 해방 후 1960년 보건사회부가 원호단체 1호로 허가한 단체로 2000년 행정안전부에 비영리민간단체 ‘(사)순국선열유족회’로 등록된 단체이다. 그러나 역대 정부에서 ‘순국선열유족회’는 소외되어 왔고 광복회가 정부의 일방적인 옹호·지원을 받아왔다.

 이와 같은 불공정한 상황은 과거 박정희 정부 당시 일본과의 식민통치배상금 협상 과정에서 국민의 반일감정으로 이른바 ‘6.3사태’(1964) 등 저항이 극심하자 정부가 임시정부 인사들과 광복군들을 우군으로 택하면서 비롯됐다. 순국선열들은 이미 사망했으므로 생환한 임시정부 및 광복군 인사들을 주축으로 1965년 2월 광복회가 설립되었다. 그 후 광복회는 현재까지 60년간 국가보훈부의 유일한 독립분야 공법단체 지위를 누리며 기념관 건립 및 연간 30억원 수준의 예산 등 정부 지원과 혜택을 독차지해왔다.

 역대 정권의 비호 속에 광복회는 국립서울현충원에 ‘순국선열묘역’ 대신 자신들이 묻힐 ‘애국지사묘역’과 ‘임시정부요인묘역’을 설치했다. 지금은 ‘독립유공자묘역’으로 통합 지정되어 있지만 이 곳에 묻힌 순국선열은 10% 내외이고 90% 가량이 애국지사들이다. 또한 2002년 수천 평에 달하는 백범기념관 건립에 이어 2022년에는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으로 임시정부기념관을 건립했다. 이에 비해 2835위의 순국선열 위패가 봉안된 서대문 독립공원의 ‘순국선열 위패실’은 58평 서울시 건물에 세 들어 있다.

 이런 현실에서 2015년 국가보훈처가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2019년 3·1절 기념식에 맞춰 새로운 위패봉안관 준공식을 개최한다는 계획으로 “독립의 전당” 건립을 추진했었다. 2016년 국회가 ‘독립의 전당’ 설계 예산을 통과시켰지만 건축부지를 제공하기로 협약한 서울시(박원순 시장)가 부지 확정을 미루면서 결국 무산됐다.


 국가보훈부의 공법단체 추가지정 계획


 현재 국가보훈부 산하 공법단체는 문재인 정부 당시 지정된 5·18 관련 3개 단체 포함 총 17개이다. 공법단체는 공공이익을 위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일정한 권한을 위임 받아 공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단체로 정부로부터 운영비를 지원받고 승인을 거쳐 수익사업도 할 수 있다. 그 가운데 독립분야 공법단체는 광복회가 유일하며, 정부로부터 매년 30억 원 수준의 예산 지원을 받고 있다.

국가보훈부는 “내년이 광복80주년이기도 하고, 공법단체 중 타 분야에 비해 독립분야 공법단체 비중과 지원이 낮아 추가 지정 민원이 지속되고 있다”며 ‘순국선열유족회’에 대한 독립분야 공법단체 지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광복회는 “60년간 추진되지 않던 일”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광복회가 60년 누려온 특혜를 영구독점하겠다는 속셈이라면 국민의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광복회장이 광복절 경축식 불참한 것은 1965년 광복회 설립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국가보훈부가 뒤늦게나마 비정상적인 보훈정책을 보훈기본법의 입법정신에 따라 정상화하려는 계획은 시의적절한 조치이다.


* 유족회(순국자 후손) 홀대 개선하라 … 광복회(생환자 후손) 독점구조 깨라 | Save Internet 뉴데일리 - https://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10/05/2024100500015.html

(2024. 10.5. 이철영 대변인실장 뉴데일리 기고 칼럼 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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