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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수신료 분리징수에 대한 김효재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위원장 직무 대행) 입장문]

KBS 수신료 분리징수가 추진되자 많은 전문가들이 그렇게 되면 KBS 경영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습니다. 일리 있는 지적입니다. KBS 수신료는 ‘절대 내고 싶지 않지만 전기료와 함께 고지되고 징수되니 할 수 없이 강제로 내는’ 사람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사실은 당사자인 KBS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KBS는 본 위원회에 제출한 ‘방송법 시행령 개정령(안) 입법예고 관련 한국방송공사 의견서’에서 수신료를 분리 징수하게 되면 “수신료 수입 규모가 현재의 6천 억 원 규모에서 1천 찬 억 원대로 급감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전망”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분리 징수할 경우 현재 수신료 수입이 6분의 1 토막 날 것이란 사실을 스스로 밝히고 있는 것입니다.


만약 수신료를 지금처럼 전기요금 고지서에 붙여 반강제로 징수하지 않고 국민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경우 수신료를 자발적으로 낼 국민이 거의 없을 것이란 KBS의 판단은 이미 상식으로 굳어진지 오래입니다.


KBS 수신료는 그렇게 큰돈도 아닙니다. 편의점 도시락 한 개 값에도 못 미치는 액수입니다. 한 달 내내 뉴스와 각종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대가가 편의점 도시락 한 개 값도 안 되는 액수라고 하면 생각하기 나름으로는 너무 적은 것이 아니냐고 할 수도 있을 겁니다. 문제는 액수의 다과에 있는 게 아닙니다. 오늘의 KBS가 과연 그런 액수의 돈일 망정 수신료 달라고 할 자격은 있는지 그럴 염치는 있는 건지를 국민들은 묻고 있는 것입니다.


국민들은 이미 KBS를 균형 잡힌 언론, 세상을 보는 눈을 제공하는 창, 수준 높은 콘텐츠를 생산 제공하는 곳으로 인식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산가족 행사와 같이 한 때 국민들과 함께 웃고 울던 KBS는 기억조차 희미해져 더 이상 실재하지 않는 화석 같은 존재가 되어버린 지 오래입니다. 국민들은 KBS가 공공의 자산인 전파를 자신들 구성원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사용하고 특정 정파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프로그램을 제작 방영하는 방송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KBS는 왜, 언제부터 어떻게 공정성 논란을 자초하게 되었는지 스스로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KBS는 공정성 논란에 못지않게 커다란 문제가 거대한 바위 덩어리처럼 굳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바로 방만한 경영입니다. 국민의 세금이나 다름없는 수신료로 운영하는 KBS가 그 피 같은 수신료를 고품격 콘텐츠 생산에 투입하는 대신 자신들의 월급으로 탕진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도 아니고 한 두 곳이 한두번 지적한 것도 아닙니다. 스스로도 잘 알고 있는 문제입니다. 그런데도 KBS는 단 한 번도 이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그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KBS는 2010년 수신료 인상을 추진하면서 당시 부사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2014년까지 전체 인원 가운데 37%에 달하는 인건비 비중을 29.2%까지 줄이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KBS는 그 약속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2014년 현재 인건비 비중은 29.2%가 아닌 33%였고 2020년엔 오히려 더 높아져 36.8%나 됩니다. 한 마디로 국민들이 반강제적으로 낸 피 같은 수신료를 흥청망청 써버린 것입니다. 고인건비가 KBS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겁니다.


KBS의 이른바 상위직 비율은 2021년 말 현재 56.2%나 됩니다. 직원보다 간부가 더 많은 기형적인 역 피라미드 형태의 구조란 얘기입니다. 일반 기업이었으면 망해도 여러 차례 망했을 구조이지만 전혀 손대지 않았습니다.


이런 사실은 감사원 감사 결과로도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2017년 감사원의 KBS에 대한 감사 결과를 보면 감사원은 KBS에 대해 “총 정원 과다 획정 인력 운영 업무처리 부적정”으로 기관 통보와 주의 처분을 했습니다. 그러나 감사원의 이 같은 지적을 KBS는 주의 깊게 듣지 않았고 따라서 고쳐지지도 않았습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2021년 감사원의 정기 감사 결과 2017년에 지적되었던 인력 구조는 그대로였습니다.


KBS는 언론 기관이고 따라서 정부의 간섭을 배제해야 한다는- 언론 자유라는 매우 그럴듯한 방패를 앞세워 법 위에 군림하고 사실상 치외법권 지대에 있었던 것입니다. 정치인들이 KBS에 비판적인 발언이라도 할라치면 출입 기자를 보내 겁박하듯 왜 그런 질문을 했는지 따져 묻는 KBS의 행태는 여의도에서는 비밀도 아닙니다. 권력을 감시하라고 국민들이 쥐어준 칼을 스스로 권력이 되어 비판자들을 공격하고 조직 이기주의 방어와 기득권 지키는 데 악용했다는 지적에 KBS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합니다.


KBS가 본 위원회에 제출한 경영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KBS의 전체 인원 4천4백여 명 가운데 연봉 1 억 원이 넘는 고위직은 2천2백 명(50.6%)이고 이 가운데 2021년 기준 1천5백여 명은 별도 보직이 없다고 합니다. 특별한 보직 없이 특별한 기술도 필요 없는 잡다한 업무를 처리하면서 매년 1 억 원의 초고액 연봉을 챙기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KBS가 걷는 약 6천9백억 원의 수신료 가운데 1천5백억 원이 이들 무보직 KBS 간부들의 월급으로 투입되는 것입니다. 이런 것을 탕진이라고 하지 않으면 달리 뭐라 해야 할 것인지를 모르겠습니다. 감사원 감사에서 지적된 무보직 고액 연봉자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감사원 감사결과를 인용해 보겠습니다. 1직급 4명이 2직급 갑 팀장의 지휘 아래 즉 쉽게 말하자면 국장급이 부장급 지휘를 받아, 한 일이 이렇습니다. 체육관 관리, 복리 후생 상담, 체육대회 업무, 전세금 대출 및 사후 관리, 도서관 단행본 수집, 사업 지사 행정 서무, 화상회의 관리.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피 같은 수신료 각 1억 원 씩이 매년 들어간 것입니다.


KBS 경영의 문제는 언론자유와 아무런 관계도 상관도 없는 그저 무능하고 부도덕하며 방만한 경영의 문제일 뿐입니다. 수신료 납부의 주체인 국민들은 KBS가 자신들이 낸 수신료를 얼마나 알뜰하게 썼는지 아니면 얼마나 헤프게 썼는지를 물어본 권리가 있고 수신료 분리 징수는 바로 그런 질문의 출발점이자 해결의 단초를 제공할 바탕이 될 것입니다. 수신료 문제에 관한 한 KBS는 개혁의 대상이지 결코 그 주체일 수가 없는 것입니다.


KBS는 더 이상 수신료의 납부 주체이고 방송의 주인이자 시청자인 국민을 향해 화내고 따질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냉정하게 돌아보고 KBS가 왜 언제부터 어떤 이유로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를 반성하는 데에서 해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KBS가 다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사랑을 받는 방송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023년 7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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