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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노조 공감터] 들리는 대로 쓰는 게 위험한 이유.

이번에도 자막 사고다. 또 MBC 기자가 자기 귀에 들리는 대로 제멋대로 자막을 달아서 물의를 빚었다. 그제 뉴스데스크에서 초등학생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의 위해성을 지적한다면서 쓴 초등생 인터뷰에 단 자막 “여자애들 패요”의 파장이 크다. 우선 각종 인터넷 포털사이트 댓글창에는 “MBC가 또 조작질을 했다”, “바이든도 조작하더니 역시 조작방송” 같은 비난과 심지어 “암컷들 패요”라는 입에 담을 수 없는 조롱성 글들도 이어졌다. 혹시 담당 기자와 데스크는 “이런 실수 한번 한 걸 가지고 너무 한다”라고 볼멘소리를 하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 성장경 앵커도 공식 사과에서 “폭행의 심각성을 집중한 상황에서 오인했다”는 투였으니 말이다. 이 문제가 그저 일을 열심히 하다가 낸 사고인가 한번 생각해보자. 기자가 어떤 음성에 자막을 달아서 방송에 쓸지 말지를 결정할 때는 우선적으로 발화자의 정확한 발음 파악이 중요하다. 특히 불확실하면 듣고 또 들어야 하며 그 의도까지 파악하려고 노력해야한다. 잘 모르겠으면? 쓰지 않는 게 우선이다. 이번 사안의 경우 시청자들이 먼저 이상하다고 문제를 제기하는 바람에 자막 오류가 드러났다. 사전에 편집 과정에서 정확한 내용을 파악 못 한 것은 누가 뭐래도 리포트 관여자들의 무책임 혹은 선입견이 문제였다. 둘째, 이선영 기자와 데스크는 무슨 생각으로 “여자애들 패요”라는 자막을 썼는지 자질이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설사 그 어린이가 그 말을 정말 했다고 치자. 그렇다면 그런 부적절한 말을 방송에 써도 되는가 말이다. 다시 말해 그 어린이가 욕설을 했다면 그대로 썼겠는가? 오히려 기자는 어린이에게 “뭐라고 말했니?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라고 해줘야 하지 않았을까? 그걸 가지고 ‘폭력성을 생동감있게 보여주는 좋은 인터뷰다’라며 신나서 방송에 썼다고 생각하면 정말 아찔하다. 그러고는 인제 와서 “인터뷰 사용 여부도 당사자와 교사의 허가를 거쳤다”라고 변명 같지 않은 변명을 해대니 기가 찰 노릇이다. 당사자와 교사가 “여자애들 패요”라는 말을 방송에 써도 된다고 했다는 말인가? 산 넘어 산, 점입가경이다. 다시 강조하는데 팩트라도 아무 말이나 써선 안 된다. 지난 올림픽 때 우크라니아 국가 소개 화면에 원전사고를 넣었다가 욕을 먹은 건 팩트가 틀려서가 아니지 않은가. 어찌보면 기자의 욕심에 판단이 흐려져서 빚어진 실수라고 깔끔하게 사과하는 선에서 지나갈 일일 수 있다. 그런데 아쉽게도 시청자들이 아량을 보이지 않는다. 뿌린 대로 거두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하지도 않은, 또 MBC가 증명하지도 못하는 ‘바이든 발언’ 사건 당시 제멋대로 자막을 달고 국가원수 망신 주기에 나선 전력을 시청자들은 먼저 떠올리는 것이다. 또 김건희 여사 대역을 쓰면서 실제 인물인 것처럼 연출하는가 하면,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를 앞두고 중국 어부의 사투리에 제멋대로 자막을 달아 방류에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등 특정 목적을 위한 조작질이 시청자들의 기억에 뚜렷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 사안을 놓고 해프닝이라고 MBC 편을 들어줄 시청자도 있겠지만, 많은 시청자들은 “아직도 MBC뉴스 보냐?”, “조작 방송”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자업자득이다. MBC가 사과는 했지만 징계와 벌점 기록은 더 쌓일 수 밖에 없어 보인다.


2023. 11. 23. MBC노동조합 (제3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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