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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언련 성명] 헌법재판소는 방통위 마비 사태를 조속히 해결하라.

방송통신위원회법(방통위법)은 “재적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의결정족수’를 정해 놓았다. 그런데 위원 몇 명 이상이 출석해야 위원회를 열 수 있는지 ‘의사정족수’에 대해서는 아무 규정이 없다. 2008년 방통위를 만들 때 입법자들은 국회 다수당이 위원 추천을 막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다.


졸지에 입법 미비 상황이 되고 방송 통신 정책의 최고 결정기관이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작년 8월 이후 방통위에 대통령이 지명한 2명의 위원들만 남아 있는데, 그 2인 체제에서 내린 결정들에 법원이 잇따라 무효 결정을 내린 것이다.


지난 8월 26일 서울행정법원은 방통위의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임명처분을 집행정지시켰다. 재판부는 ‘방통위법이 의결정족수만 규정한 것은 정치적 다양성을 반영한 5인의 위원으로 구성된 회의를 전제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서울고등법원도 11월 1일 항고심 결정문에서 ‘2인 체제는 입법 목적을 저해할 우려’가 있으며 ‘법적 쟁점에 관해 확립된 법리가 없다’는 이유로 1심 결정을 유지했다.


그런데 오늘 서울남부지법은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 선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이와는 다른 해석을 했다. 방통위법상 의결정족수인 ‘재적위원 과반수’가 ‘현재 방통위에 적을 두고 있는 위원’을 뜻한다는 주장에 설득력이 있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대법원도 2018년 국회법상 ‘재적위원’이 ‘현재 위원회에 적을 두고 있는 위원’을 의미하는 것으로 판결했다고 적시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대통령이 2인 체제 방통위의 추천을 거쳐 KBS 이사 7명을 임명하고, 그 이사들이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를 선임한 것 모두 명백한 위법이라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처럼 2인 체제 방통위의 결정들이 합법인지 또는 위법이어서 무효인지를 놓고 재판부마다 결정이 엇갈리고 있다. 대단히 이례적이며 법적 안정성 붕괴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우리는 헌법재판소가 나서 조속히 혼란을 수습할 것을 요구한다. 이미 헌법재판소는 이진숙 방통위원장 탄핵 심판 사건에서 국회의 헌법재판관 추천 지연으로 무너지게 된 심판정족수를 가처분 결정으로 적용 중단시킨 바 있다. 국회 다수당의 횡포 때문에 헌법재판소가 마비되어서는 안 된다는 논리가 방통위 등 다른 국가기관들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2인 체제 방통위 결정을 무효로 보는 주된 논리가 합의제 기관의 입법 목적이 정치적 다양성의 반영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야당의 참여 가능성이 보장되어 있는데도 거부하는 상황이라면, 정치적 목적에 의해 국가 기능이 멈추는 사태는 막아야 한다.


2024년 11월 22일

공정언론국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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